캐나다 RESP 어디서 열까 — 그랜트를 못 받는 계좌가 있습니다

RESP 계좌 선택 — 수수료 차이가 정부 그랜트보다 큽니다

1편에서 BC 교육저축 그랜트 $1,200을, 2편에서 연방 CESG $7,200을 다뤘습니다. 둘만 합쳐도 자녀 한 명에게 $8,400의 정부 돈이 들어옵니다.

그런데 계좌를 잘못 고르면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납니다. 그랜트를 아예 못 받거나, 받은 그랜트보다 큰 금액을 수수료로 내놓거나. 이 글은 그 두 가지를 숫자로 확인하는 글입니다.

계좌를 고르는 순서 — 수수료는 2순위입니다

대부분 어디가 수수료가 싼가부터 봅니다. RESP는 순서가 다릅니다.

RESP 계좌 선택 우선순위 도해. 1순위는 BCTESG 취급 여부, 수수료는 2순위
1순위에서 탈락하면 나머지는 의미가 없습니다.
  1. 이 기관이 BCTESG를 취급하는가 — 아니면 $1,200이 통째로 날아갑니다
  2. 총비용(MER + 계좌수수료)이 얼마인가 — 18년이면 그랜트 총액을 넘어섭니다
  3. 어떤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가 — 위 둘이 정리된 다음 문제입니다

1번을 2번보다 앞에 두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1,200은 즉시 확정된 돈이고 수수료 절감은 18년에 걸쳐 실현되는 돈이기 때문입니다. 수수료 0.2%를 아끼려다 $1,200을 놓치면 계산이 안 맞습니다.

① 그랜트 취급 — 같은 은행이라도 갈립니다

1편에서 정리한 내용을 다시 짚습니다. 은행 이름이 아니라 계좌를 개설한 법인 단위로 판단해야 합니다.

은행별 지점 계좌와 온라인 증권 계좌의 BCTESG 취급 여부 비교표. BMO와 Scotiabank는 지점만 가능
불편한 결론 — 싼 쪽이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채널BCTESG
BMO 지점 (BMO Investments)가능
BMO InvestorLine불가
Scotiabank 지점가능
Scotia iTRADE불가
CIBC 지점 (CIBC Securities)가능
CIBC 온라인 증권 계열확인 필요
Questrade불가 — 자사 페이지에 명시
RBC (지점·RBC Direct Investing)가능
TD (지점·TD Direct Investing)가능
Wealthsimple가능
Qtrade가능
2026년 8월 ESDC 취급기관 목록 및 각 사 공개 자료 대조 기준. 목록은 수시로 갱신되니 계좌를 열기 직전에 다시 확인하세요.

수수료가 싼 곳일수록 안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이 표의 불편한 결론입니다. BMO InvestorLine, Scotia iTRADE, Questrade는 전부 저비용 온라인 채널인데 BCTESG를 취급하지 않습니다.

확인은 연방 ESDC가 공개하는 RESP 취급기관 목록에서 하시면 됩니다. British Columbia BCTESG 열에 Offered 또는 N/A가 법인별로 표시되고, BC 주정부도 이 목록을 공식 명단으로 안내합니다. 현재 56개 기관이 참여 중입니다.

② 수수료 — 18년이면 그랜트보다 커집니다

여기서부터가 이 글의 핵심입니다. 실제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전제: 자녀 만 6세에 시작, 연 $5,000씩 9년 납입(총 $45,000), CESG $7,200 + BCTESG $1,200 수령, 총수익 연 6%, 만 18세에 인출. 원금과 그랜트를 합치면 $53,400이 계좌에 들어갑니다.

수수료 수준별로 만 18세까지 잃는 금액을 나타낸 막대그래프. 2.00퍼센트는 약 11000달러를 잃어 그랜트 총액 8400달러를 넘어섬
최저비용 대비 각 수수료 수준이 잃는 금액.
계좌 유형연 총비용만 18세 잔액최저 대비 손실
저비용 인덱스 (TD e-Series 등)0.30%$85,033
셀프디렉티드 혼합 포트폴리오0.50%$83,664−$1,369
로보어드바이저1.00%$80,336−$4,697
은행 지점 뮤추얼펀드2.00%$74,060−$10,973
은행 지점 뮤추얼펀드 (고비용)2.50%$71,104−$13,929
연초 일시 납입, 그랜트는 같은 해 반영, 총수익률 연 6% 고정 가정. 실제 수익률은 다르며 수익률이 낮아지면 수수료 비중은 오히려 더 커집니다.

0.30%와 2.00%의 차이가 약 $11,000입니다.

이 숫자를 잠깐 보시기 바랍니다. 정부가 준 그랜트 총액이 $8,400인데 수수료 차이가 그보다 큽니다. 1편과 2편에서 마감일을 챙기고 납입 스케줄을 맞춰가며 확보한 $8,400이, 계좌 하나 잘못 고르면 그대로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선택지 다섯 가지 — 실제 비용과 성격

유형연 총비용BCTESG손이 가는 정도이런 분께
은행 지점 뮤추얼펀드1.5~2.5%대부분 가능거의 없음영어가 부담스럽고 창구 상담이 필요한 경우
TD e-Series0.30~0.44%가능연 1~2회비용을 최소화하고 간단한 조작이 가능한 경우
셀프디렉티드 ETF0.05~0.50%기관별 상이분기 1회투자 경험이 있는 경우
로보어드바이저0.7~1.0%Wealthsimple 가능없음자동으로 맡기되 은행 펀드보다는 싸게
그룹 장학플랜1.65~1.99% + 구조적 제약가능없음아래 별도 설명

은행 지점에서 여는 경우

가장 접근성이 좋고 BCTESG 취급도 거의 확실합니다. 신규 이민 가정이 첫 계좌를 여는 곳으로는 무난합니다. 문제는 창구에서 권유받는 상품이 대체로 MER 1.5~2.5%의 자사 뮤추얼펀드라는 점입니다.

현실적인 절충안이 있습니다. 지점에서 RESP를 열되 담당자에게 저비용 인덱스 펀드나 GIC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입니다. 알아서 권해주지는 않으니 직접 물어보셔야 합니다. 또는 지점에서 계좌를 열어 BCTESG를 먼저 확보한 뒤 나중에 저비용 채널로 옮기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만 이전할 때 조건이 하나 붙습니다. ESDC 지침(Notice #845A)에 따르면 BCTESG는 받는 기관도 BCTESG 취급 기관일 때만 함께 이전됩니다. 취급하지 않는 곳으로 옮기면 BCTESG는 반환되지는 않지만 기존 계좌에 남습니다. 즉 그 계좌를 계속 유지해야 하고 해지하면 $1,200을 잃습니다.

온라인 증권 계좌로 여는 경우

비용은 가장 낮지만 BCTESG 취급 여부가 갈립니다. Questrade, BMO InvestorLine, Scotia iTRADE는 안 됩니다. TD Direct Investing, RBC Direct Investing, Qtrade는 됩니다.

이미 Questrade에 RESP가 있다면 다른 기관에 계좌를 하나 더 여는 편이 빠릅니다. 평생 납입한도 $50,000은 계좌가 아니라 자녀 기준이라 나눠 가져도 문제없습니다.

또 하나. 온라인 증권 계좌는 Annex D 서식을 웹사이트에서 바로 못 내려받는 곳이 있습니다. TD Direct Investing이 그렇습니다. 고객센터에 요청해야 하니 시간을 더 잡으세요.

로보어드바이저

Wealthsimple은 BCTESG를 지원하고 자사 도움말에 조건까지 안내하고 있습니다. 계좌 개설과 그랜트 신청이 온라인으로 끝나고 자동 리밸런싱이 되므로 손이 안 가면서 은행 뮤추얼펀드보다는 싼 중간 지점입니다.

주의할 것은 표기 수수료가 관리보수만인 경우가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 총비용은 관리보수 + 편입 ETF의 MER이며 위 표의 1.00%는 그 합계 기준입니다.

Justwealth는 자사 RESP 페이지·FAQ·가이드 어디에도 BCTESG 언급이 없고 ESDC 취급기관 목록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제3자 블로그에는 지원한다는 서술이 있지만 확인되지 않았으니 이용 중이라면 직접 문의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그룹 장학플랜 — 알고 선택하는 것과 모르고 가입하는 것

산부인과, 육아박람회, 커뮤니티 설명회에서 권유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요 그룹플랜 사업자는 ESDC 취급기관이므로 CESG·BCTESG 신청 대행이 가능합니다. 다만 실제로 어떤 그랜트가 신청되는지는 회사·플랜별로 다르니 계약서에서 확인하시고, 아래 구조도 알고 결정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구조상 알아둘 점

  • 개인 계좌가 아니라 여러 가입자의 자금을 모아 운용하고 정해진 시점에 정해진 방식으로 지급합니다
  • 중도 해지 시 손실이 큽니다. Embark Student Plan 요약서 기준 가입 60일 이내는 납입금 전액 반환이지만, 그 이후에는 수수료를 제한 뒤 투자 위험을 반영한 금액만 돌아오고 수익은 포기, 정부 그랜트는 정부에 반환됩니다
  • 연 관리보수가 최대 1.99%(2025년 가중평균 1.65%)로 저비용 인덱스 대비 높은 편입니다
  • 자녀의 진학 시기나 학교 유형이 플랜 조건과 맞아야 지급이 원활합니다

업계에 있었던 일

퀘벡 고등법원에서 그룹 RESP 가입비·판매수수료를 둘러싼 집단소송(사건번호 500-06-000932-182)이 2021년 4월 20일 인가되었습니다. 원고 측 주장은 가입비가 플랜당 $200을 초과했고 중도 해지자가 납입금의 20% 이상을 가입비·판매수수료 명목으로 잃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법원이 사실로 인정한 내용이 아니라 원고의 주장입니다.

Children’s Education Funds, Knowledge First Financial, Heritage Education Funds 세 곳은 합계 $634,072.93에 합의했고 2025년 8~9월 법원 승인 절차를 거쳤습니다. 세 회사는 혐의를 부인했으며 재판 비용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CST·Kaleido·Global에 대해서는 소송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참고로 최근 상품은 구조가 바뀌었습니다. Embark Student Plan은 선취 가입비를 없앴습니다. 즉 과거 계약과 현재 판매 상품을 같은 것으로 보면 안 됩니다.

이미 그룹플랜에 가입되어 있다면

바로 해지하기 전에 계산부터 하시기 바랍니다. 선취 가입비 구조의 구계약이라면 가입비는 초기 납입금에서 이미 빠져나갔습니다. 지금 해지하면 그 돈은 돌아오지 않으면서 수익과 그랜트까지 잃습니다. 이미 낸 비용은 매몰비용이고 남은 기간의 비용만 놓고 비교해야 합니다.

  1. 지금까지 낸 가입비·판매수수료 총액 (계약서 또는 연간명세서)
  2. 지금 해지할 경우 실수령액
  3. 지금까지 계좌에 들어온 정부 그랜트 총액 — 해지 시 반환됩니다
  4. 만기까지 유지할 경우 남은 기간에 나갈 비용

3번이 크면 유지가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판단이 서지 않으면 가입한 회사가 아닌 독립 재무설계사에게 계약서를 보이고 의견을 구하세요. 가입 권유를 한 담당자에게 해지 상담을 받는 건 구조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이민 가정에 맞는 조합

정착 초기, 영어 상담이 편하지 않은 경우. 거래 중인 은행 지점에서 RESP 개설 → BCTESG 먼저 확보 → 담당자에게 저비용 인덱스 펀드 지정 요청. 그랜트 창구가 급하면 상품은 나중에 바꿔도 됩니다.

온라인 처리에 익숙한 경우. Wealthsimple 또는 TD Direct Investing. 둘 다 BCTESG를 취급합니다.

이미 Questrade를 쓰는 경우. Questrade는 그대로 두고 BCTESG용 계좌를 하나 더 여는 게 빠릅니다.

계좌 개설 체크리스트

  • 자녀 SIN 확보 — 방문 신청 시 당일 발급
  • 개설할 기관이 BCTESG 취급 기관인지 ESDC 목록에서 확인
  • 온라인 증권 계좌라면 법인명 기준으로 재확인
  • Annex D 서식 (2023-05) E 버전 확보 — 구버전 반려 주의
  • BC 거주 증명 (BC 면허·BC ID·3개월 이내 공과금)
  • 개설 후 투자 상품 지정 — 방치하면 현금성으로 남습니다
  • 자동이체 설정 (월 $209 또는 월 $417 — 2편 참조)

마지막에서 두 번째 항목이 의외로 많이 빠집니다. 계좌만 열고 상품을 지정하지 않으면 돈이 이자 없는 현금으로 몇 년씩 잠들어 있습니다. 개설 다음 주에 한 번 더 들어가 확인하세요. 계좌를 정리하는 김에 은행 수수료 $0 만들기고이자 저축계좌 비교도 함께 보시면 좋습니다.

다음 편에서

여기까지가 만들고 채우는 이야기입니다. 마지막 편은 반대쪽입니다. 한국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그리고 자녀가 대학에 가지 않는다면 이 돈은 어떻게 되는가. RESP는 원금·수익·그랜트가 각각 다른 규칙으로 처리되는데 이걸 모르고 인출하면 세금이 크게 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