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SA를 열고 돈을 넣고 나서 한동안은 이제 끝인 줄 알았다.
1편에서 한도를 확인하고, 2편에서 QQQX도 담았다. 자동이체만 걸어두면 그다음은 알아서 되는 거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TFSA를 더 찾아볼수록 예상치 못한 규칙들이 눈에 들어왔다. 한인 커뮤니티 온라인 글에서도 똑같은 질문이 반복됐다. “나도 이 실수 할 뻔했겠다” 싶은 것들이었다.
문제는 이 규칙들을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계좌 개설할 때도, Wealthsimple 앱도 그냥 열어주고 끝이다. 실수는 조용히 쌓이고, CRA 편지는 나중에 날아온다.
먼저 — 2026년 기준 내 한도는 얼마인가
실수 얘기를 하기 전에 기준점부터 잡자.
- 2026년 연간 한도: $7,000 (2024년부터 3년 연속 동결)
- 누적 최대 한도: $109,000 (1991년 이전 출생, 2009년부터 한 번도 안 넣은 경우)

연간 한도는 $500 단위로만 움직인다. 물가 상승분이 쌓여서 다음 구간을 넘겨야 오르는 구조라, 몇 년씩 같은 금액에 머무는 게 정상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한도가 자동으로 쌓인다는 점이다. 캐나다 거주자이고 만 18세 이상이면 TFSA 계좌가 없어도 한도는 생긴다. 이민자의 경우 캐나다 거주자가 된 해부터 한도가 발생한다. 2018년에 랜딩했다면 2018년부터의 한도가 누적되어 있는 것이지, 2009년부터가 아니다.
정확한 내 한도는 CRA My Account에서 확인해야 한다. 앱에 표시되는 숫자를 믿으면 안 되는데, 이유는 뒤에서 설명한다.
실수 1 — 같은 해에 인출하고 다시 넣으면 안 된다
TFSA의 큰 장점 중 하나가 “인출하면 한도가 복구된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중요한 조건이 있다. 복구되는 시점이 다음 해 1월 1일이라는 것.
같은 해에 인출하고 다시 넣으면 CRA는 한도 초과로 처리한다. 구체적으로 보면 이렇다.
| 시점 | 행동 | 결과 |
|---|---|---|
| 2026년 1월 | 잔여 한도 $7,000 | |
| 2026년 3월 | $7,000 납입 | 한도 소진 |
| 2026년 6월 | $5,000 인출 | 한도 아직 복구 안 됨 |
| 2026년 7월 | $5,000 재납입 | $5,000 초과 납입 발생 |

많은 사람이 “인출했으니 그만큼 다시 생긴 거 아냐?”라고 생각하는데, 그 $5,000의 한도는 2027년 1월 1일이 돼야 복구된다. 2026년 7월에 다시 넣으면 고스란히 초과 납입이 된다.
이 실수가 위험한 이유는, 넣는 순간 아무런 경고도 없다는 것이다. Wealthsimple은 막지 않는다. 패널티는 연말이 지나고 CRA 우편으로 날아온다.
예외도 있다. 올해 아직 쓰지 않은 한도가 남아 있는 경우다.
| 시점 | 행동 | 결과 |
|---|---|---|
| 2026년 1월 | 잔여 한도 $7,000 | |
| 2026년 3월 | $3,000 납입 | 남은 한도 $4,000 |
| 2026년 6월 | $3,000 인출 | 남은 한도 여전히 $4,000 |
| 2026년 7월 | $4,000 납입 | 문제 없음 |
즉 재납입 자체가 금지된 게 아니라, “올해 남은 한도 안에서만 가능” 하다는 것이다. 판단 기준은 단순하다. 인출액을 무시하고, 올해 남은 한도만 보면 된다.
초과 납입하면 얼마를 물어야 하나
패널티는 초과 금액에 대해 월 1% 다. 연 12%다.

$5,000을 초과 납입하고 1년을 방치하면 $600이다. 무시할 금액이 아니다.
계산 방식에서 주의할 점이 두 가지 있다.
- 월 단위로 계산되고, 하루만 걸쳐도 그달은 통째로 카운트된다. 7월 31일에 넣고 8월 1일에 빼도 최소 한 달 치가 붙는다.
- 그달의 최고 초과액 기준으로 계산된다. 중간에 일부만 빼도 그달 계산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발견했다면 대응은 하나다. 즉시 초과분을 인출한다. 하루라도 빨리 빼야 그다음 달 패널티가 멈춘다.
그리고 RC243 (TFSA Return) 을 제출해야 한다. 초과 납입이 발생한 해의 다음 해 6월 30일까지다. 초과가 처음이고 고의가 아니었다면, RC4288 양식으로 패널티 감면(taxpayer relief)을 신청해볼 수 있다. 실제로 감면되는 사례가 있다. 사정 설명과 함께 초과분을 이미 인출했다는 증빙을 넣으면 가능성이 올라간다.
실수 2 — CRA에 표시된 한도를 그대로 믿는 것
이건 실제로 초과 납입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CRA My Account에 표시되는 TFSA 한도는 실시간이 아니다. 금융기관이 CRA에 납입·인출 내역을 보고하는 건 보통 연 1회, 다음 해 초다. 즉 지금 화면에 보이는 숫자는 작년 12월 31일 기준일 가능성이 높다.
올해 이미 $5,000을 넣었는데 CRA 화면에는 그게 반영이 안 되어 있는 상태를 상상해보자. 화면 숫자만 믿고 $7,000을 더 넣으면 초과다.
그래서 CRA 숫자는 출발점으로만 쓰고, 올해 본인이 넣고 뺀 금액은 직접 기록해야 한다. 계좌가 두 개 이상이면 더 그렇다. Wealthsimple과 은행 TFSA를 같이 쓰는 경우, 각 앱은 자기 계좌만 보여준다. 합산해서 관리하는 건 본인 몫이다.
간단한 스프레드시트 하나면 충분하다. 날짜, 계좌, 입금/출금, 금액. 이것만 적어도 실수를 막는다.
실수 3 — TFSA 안에서 미국 주식 배당을 받는 것
2편에서 QQQX 같은 미국 자산을 담았다면 반드시 알아야 한다.
TFSA는 캐나다 세법상 비과세지만, 미국 국세청(IRS)은 TFSA를 은퇴 계좌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TFSA 안에서 미국 주식·ETF의 배당을 받으면 15%의 미국 원천징수세가 붙는다. 그리고 이건 돌려받을 방법이 없다. 캐나다 세금 신고에서 외국납부세액공제를 받으려 해도, TFSA는 애초에 캐나다 세금이 0이라 공제할 세금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RRSP는 미-캐 조세협약에 따라 미국 상장 ETF의 배당에 원천징수가 면제된다.
정리하면 이런 배치가 세금 효율이 좋다.
| 자산 | 유리한 계좌 | 이유 |
|---|---|---|
| 미국 상장 ETF (배당 있음) | RRSP | 미국 원천징수 15% 면제 |
| 캐나다 주식·ETF | TFSA | 배당·양도차익 완전 비과세 |
| 성장주 (배당 거의 없음) | TFSA | 양도차익이 커서 비과세 효과가 큼 |
| 이자 상품 (HISA·GIC) | TFSA | 이자는 전액 과세 대상이라 비과세 효과 큼 |
QQQX처럼 미국 자산을 TFSA에 담는 게 무조건 틀렸다는 건 아니다. 배당률이 낮은 성장형이라면 15% 원천징수의 영향이 작고, 양도차익 비과세 이득이 더 클 수 있다. 다만 이 비용이 존재한다는 걸 알고 선택해야 한다.
실수 4 — 손실을 본 자산을 TFSA에서 빼는 것
TFSA의 비대칭이 하나 있다. 수익이 나면 그만큼 한도가 늘고, 손실이 나면 그만큼 한도가 줄어든다.
$7,000을 넣었는데 $4,000으로 줄었을 때 전액 인출하면, 다음 해에 복구되는 한도는 $7,000이 아니라 $4,000이다. $3,000의 한도가 영구히 사라진다.
반대로 $7,000이 $12,000이 됐을 때 인출하면 다음 해 $12,000의 한도가 생긴다. 그래서 TFSA 안에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자산을 담고, 손실 중인 자산을 급하게 빼지 않는 게 유리하다.
이게 RRSP와 다른 점이다. RRSP는 인출하면 한도가 영구히 사라지지만, TFSA는 인출액만큼 다음 해에 복구된다. 다만 그 “인출액”이 시장가 기준이라는 게 함정이다.
실수 5 — 한국 귀국 시 처리를 안 하는 것
귀국을 계획하는 이민자에게 이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비거주자(non-resident)가 되면 새로 한도가 쌓이지 않는다. 거주자였던 기간의 한도는 그대로 남지만, 비거주 기간에 대해서는 연간 한도가 생기지 않는다.
더 중요한 건 이거다. 비거주자 상태에서 TFSA에 납입하면 월 1%의 별도 세금이 붙는다. 초과 납입 패널티와 같은 비율인데, 이건 한도가 남아 있어도 부과된다. 자동이체를 걸어두고 귀국했다가 이 함정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귀국 전 체크리스트
- 자동이체(PAC)를 반드시 해지한다. 이게 1순위다.
- 계좌 자체는 유지해도 된다. 보유는 문제가 없고, 납입만 문제다.
- 인출도 가능하고, 캐나다 세금은 붙지 않는다.
- 다만 한국에서는 TFSA를 비과세 계좌로 인정하지 않는다. 한국 세법상 해외 금융계좌 신고 대상이 될 수 있고, 발생 수익에 한국 세금이 부과될 수 있다.
- 출국 전에 거주자 지위 종료일(departure date) 을 명확히 하고, 가능하면 회계사와 상의한다.
나중에 캐나다로 다시 돌아와 거주자가 되면 그때부터 다시 한도가 쌓인다.
실수를 발견했을 때 대응 순서
혹시 이 글을 읽다가 “어, 나 그거 했는데” 싶다면 순서는 이렇다.
- 초과분을 즉시 인출한다. 하루라도 빨리. 그달 패널티는 이미 확정이지만 다음 달을 막는다.
- 모든 TFSA 계좌의 올해 입출금 내역을 정리한다. 정확한 초과 금액을 알아야 한다.
- CRA에서 공식 한도를 확인한다. 다만 시차가 있다는 걸 감안한다.
- RC243 (TFSA Return) 을 다음 해 6월 30일까지 제출한다.
- 고의가 아니었다면 RC4288로 감면을 신청한다. 초과분을 이미 뺐다는 증빙을 첨부한다.
- 앞으로는 본인 기록을 직접 관리한다.
CRA에서 편지가 오기 전에 스스로 정리하고 신고하는 쪽이 감면 가능성이 훨씬 높다.
자주 묻는 질문
Q. TFSA 계좌를 여러 개 만들어도 되나? 된다. 개수 제한이 없다. 다만 한도는 사람 기준으로 하나다. 계좌가 늘어날수록 합산 관리가 어려워지므로, 초과 납입 위험도 같이 올라간다.
Q. 배우자에게 돈을 줘서 배우자 TFSA에 넣어도 되나? 된다. TFSA는 RRSP와 달리 소득 귀속(attribution) 규칙이 적용되지 않아서, 배우자에게 준 돈으로 배우자가 TFSA를 채워도 그 수익이 나에게 귀속되지 않는다. 부부 합산으로 비과세 공간을 넓히는 좋은 방법이다.
Q. TFSA에서 하루에 여러 번 사고팔아도 되나? 권하지 않는다. CRA가 사업 소득(business income) 으로 판단하면 TFSA 전체 수익에 과세할 수 있다. 데이트레이딩성 거래로 큰 수익을 낸 TFSA에 과세한 사례가 실제로 있다. 장기 보유 목적으로 쓰는 게 안전하다.
Q. TFSA 안에서 발생한 손실을 세금 신고에 쓸 수 있나? 없다. 비과세 계좌라 손실도 인정되지 않는다. 양도차손 공제를 활용할 자산이라면 일반 계좌(non-registered)에 두는 게 나을 수 있다.
Q. 사망 시 TFSA는 어떻게 되나? 배우자를 successor holder로 지정해두면 배우자의 TFSA로 그대로 승계되어 비과세가 유지된다. 그냥 beneficiary로만 지정하면 사망 이후 발생한 수익에는 세금이 붙는다. 계좌 개설 시 이 항목을 확인해두는 게 좋다.
정리
TFSA는 캐나다에서 가장 좋은 계좌지만, 규칙이 직관과 어긋나는 지점이 몇 군데 있다. 정리하면 이렇다.
- 재납입은 다음 해 1월 1일부터. 올해 남은 한도 안에서만 가능하다
- CRA 화면 숫자는 시차가 있다. 내 기록은 내가 관리한다
- 미국 배당은 TFSA보다 RRSP가 유리하다
- 손실 중인 자산을 빼면 한도도 같이 사라진다
- 귀국 전에 자동이체부터 끊는다
초과 납입 패널티는 월 1%, 연 12%다. 그런데 이 실수들은 전부 알면 안 하는 실수다. 오늘 CRA My Account에 들어가서 한도를 확인하고, 올해 입출금 내역을 엑셀에 정리해두면 대부분 예방된다. 10분이면 된다.

